2010년8월30일부터 5일간 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에서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주관으로 진행된 제8회 장애인창업강좌에 참석했다.
원래는 노노스라는 서울시 양재동 소재의 사설교육기관에서 소상공인진흥원의 예산으로 진행하는 교육을 받고 싶었으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못해 듣지 못했다. 이곳에서는 최근의 트랜드를 반영하여 블로그와 트위터를 이용한 마케팅기법과 온라인쇼핑몰에서의 활용법 등을 교육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신에 한국장애경제인협회 산하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마련한 장애인창업강좌가 인터넷창업에 특화되어 진행된다는 소식을 들었고 나우앤이라는 사설교육기관에서 하는 타오바오(중국의 오픈마켙) 특강이 있다고 하여 연계하여 듣기로 하고 서울행을 준비했다.
8월28일아침 9시20분 비행기! 나우앤의 타오바오특강이 28일 오후 1시라 창업강좌 보다 이틀 먼저 올라가게 되었다. 아침8시40분 제주공항에 도착하니 비행기가 연착이 된단다. 곧이어 나우앤의 타오바오 특강이 강사사정으로 취소되었다는 문자메시지가 도착하였다.
시작부터 삐꺽거린다. 험란한 여정이 될 것 같다.
요즘 제주의 항공사정은 최소 1주일전에는 예약을 해야해서 일정을 바꾸지 못하고 그대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공식출장이 아니어서 여비를 아끼려고 아는 후배의 숙소에 빌붙기로 하고 올라가는 편치못한 여정이다.
서울에 도착하니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처량하다.
비가 오면 나같이 지팡이에 의지하는 장애인은 이동속도가 평소의 3분의 1로 준다. 미끄럽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일반인의 이동속도에 절잔에 미치지 못하는데 다시 3분의 1을 하면 6분의 1의 속도다,
이렇게 천천히 이동하여도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방심하는 순간 여지없이 넘어진다. 지붕이 없는 곳에서는 그대로 비를 맞아야 한다.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더니...


비를 뚫고 도착한 후배의 숙소는 서울 제기동에 위치한 고시원으로 너무나 협소한 곳이었다.
2평남짓의 작은 공간!
두명이 눕기도 어려운 공간에 화장실겸 샤워실이 있고 냉장고며 에어콘이며 컴퓨터에 TV까지 빽빽하게 채워진 공간이었다.
잘못왔다는 생각이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그래도 이곳을 내게 숙소로 제공하겠다는 후배의 정성에 묶기로 했다.

이틀을 숙소에서 지냈다. 이틀내내 비가 왔다. 서울에 온 김에 찾아보려던 사람들도 안전을 이유로 포기하고 만나지 못했다.
월요일 아침 6시에 기상!
6시50분 제기동역에서 지하철1호선에 올라 석수역에 도착하니 7시50분!

40분을 기다려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직원과 카풀!
월요일이라 길이 막힌다.
수원의 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에 도착하니 9시40분!
숙소를 떠나 이동하는데만 3시간이 걸렸다.
도착한 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는 제주의 지원기관과는 비교도 않되게 규모가 크다.




의정부, 상계동, 인천, 광주, 수원, 대부도에서 까지 먼거리를 마다않고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사연과 꿈을 가지고 한자리에 모였다. 모두 열심이다.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5시까지 강의를 듣고 직원차로 다시 금천구청역까지 이동하니 6시30분!
전철을 타고 숙소로 이동하며 8시에 제기동역에 도착하니 후배는 회식을 한다며 회식자리로 와서 키를 받아가란다.
다음날은 현장실습으로 수원의 경기대학교 전산실에서 교육이 있는 날이라 카풀하는 지원센터직원이 조금 일찍 만나자고 해 서둘러 출발하였다.
서둘다보니 지하철을 잘못 타 인천행을 탓다.
개봉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보려 하였으나 방향조차 가늠할 수 없었다.
제주에 내려가기 전 개봉동에서도 살았었는데 너무나 많이 변했다.
시간만 낭비하고는 다시 전철로 거슬러 올라가 수원역까지 이동하고 급한 마음에 택시를 탓다.
택시기사가 길을 모른다.
엉뚱한 곳을 찾아갔다가 다시 네비게이션을 켜고 찾아가느라 겨우 시간을 맞추었다, 수원시내를 한바퀴 돈 것 같았다. 택시비로 거금 1만5천원이 들었다.
오후6시까지 전산교육을 받고 돌아오는 길에 신설동역에서 내렸다.
잘못내린 것이다.
하루종일 일진이 좋지 않다.





서울의 지하철에서는 누구나 분주하다. 저마다 이어폰을 끼고 무언가를 듣거나 스마트폰인 듯 한 물건을 바라보고 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제기역에 도착하니 8시30분 후배에게 전화를 하니 아직 사무실이라며 그리오란다.
업무가 끝나지 않아 기다리다 10시30분이 되어서야 집에 도착하여 쉴 수 있었다.
수요일은 4시30분에 교육이 끝나 일찍 돌아왔다.
장애인인권단체인 한국DPI의 조직국장을 맡고 있는 후배는 여의도에 일때문에 나가 있단다.
6시30분에 제기역에 도착하여 주변을 돌아보려 했으나 너무 피곤했다.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올 것도 같아 서둘러 근처 식당에 들어갔다.
4천원짜리 돌솥비빔밥을 시켜먹고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기다렸다.
너무 오래 앉아 기다리니 눈치가 보인다.
8시가 넘어서 더는 버티지 못하고 식당을 나와 길거리에서 기다렸다.
9시가 되어서야 돌아온 후배는 다음날부터 장애인고용공단에 이사장퇴진을 위한 농성을 하러 들어간단다.
숙소에 들어가 불야불야 짐을 쌌다.
이튿날 아침 태풍이 수도권을 강타하고 나는 무거운 짐을 지고 지하철에 올랐다.
수도권에서 40년을 보냈지만 태풍이 직접지나가는 것은 처음 보았다.
오전 7시30분에 출발한 지하철이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오전 10시10분이 되어서야 수원역에 도착하였다.
또다시 택시에 올랐다.
이번엔 택시기사님이 길을 아신단다.
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에 도착하니 택시비가 7천1백원이 나왔다.
8천원을 드렸다.
내심 사람들이 참석못해 일정이 미루어 지거나 취소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는데태풍속에서도 대부분의 수강생들이 출석하였고 오후에는 날이 개어 화곡도매시장을 견학하는 프로그램도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화곡동도매시장은 의류, 식품, 약재 등을 제외하고 화장품, 잡화, 문구 등 개인판매자들이 인터넷에서 팔리는 대부분의 물건을 소싱하는 도매시장으로 알고 있었다. 생각보다 규모나 짜임새 면에서 기대이하였고 가격도 싸지 않았다.
업자가 아니라서 비싸게 불렀을 지도 모르지만 대부분의 인터넷 개인상인들이 이곳에서 제품소싱을 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많이 걸었더니 다리가 끊어질 것 같다. 오늘은 숙소도 잡아야 하는데...
수원의 중소기업지원센터에 다시 도착하니 6시10분.
같이 수강하던 분중에 한분이 숙소를 묻기에 근처 여관촌에 내려달라고 하니 자기집으로 가잔다.
몇번을 사양하다 결국은 따라 나섰다.
1시간30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경기도 광주의 두메산골 동막골.
웰컴투 동막골과 이름이 같다.
도착한 곳은 산골의 폐가.
납치당하는 줄 알았다.
치우지 않아 집이라기가 뭣할 정도이긴 하지만 갈 곳 없는 나에게 하루의 휴식을 허락한 고마운 곳이었다.
겁없는 나는 이런 곳에서도 숙면을 취한다.
내가 생각해도 놀랍다.
집주인은 나의 코고는 소리에 밤을 하얗게 새웠단다.
마지막날 아침일찍 수원센터에 도착하여 마지막날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서울 당산역 근처에 있는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로 이동하였다. 창밖으로 국회의사당이 마주보였다.
수원에서 이곳까지 1시간 정도 걸렸다.
이곳에서 이롬이라는 인터넷쇼핑몰회사의 이찬호대표의 경험담을 들었다.
척수장애인인 그는 휠체어에 의지하여 사업을 하고 있다.
5년째란다.
올해 부인과 함께 새롭게 1천만원의 자본금으로 재창업하고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에 입주했단다.
나보다 별반 나을 것이 없는 조건이었다.
그래도 5년넘게 인터넷판매를 계속하고 있다니 대단하다.
재창업 6개월만에 벌써 순자산이 자본금의 두배로 성장했다고 했다.
수료식에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의 센터장이 오지않았다.
팀장도 오지 않았다.
협회관계자들은 더더욱 없었다.
교육을 담당한 직원이 수료증을 나누어 주었다.
참으로 무성의한 수료식이다.
수료식을 끝내니 5시30분.
부지런히 내려가려고 콜택시를 불렀다.
일이 꼬이려니 택시기사가 길을 못찾는다.
수원이나 서울이나 길을 모르기는 매한가지다.
나도 한때 택시기사를 한 적이 있다.
택시운전자격시험에는 법령, 자동차구조, 서비스, 지리가 25%씩 나온다.
그런대도 버젓이 길모르는 사람들이 택시를 몰고 있는 것이다.
연수도 시키지 않는 모양이다.
대신 차마다 네비게이션이 달려있다.
애꿎은 네비게이션 기계만 탓한다.
6시30분이 되어서야 택시가 도착하였다.
공항까지는 30분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공항에서 비행기시간을 당겨보려 하였으나 만석이라 8시30분까지 꼬박 기다려야 했다. 피곤이 몰려든다.
기다리다 화장실이 급해 공항화장실에 들렸다.
하룻밤 신세를 졌던 폐가의 화장실이 재래식이라 아침에 화장실을 들르지 못했고 일정이 빡빡해 중간에도 시간을 내지 못했었다.
공항이라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화장실은 깔끔하지 못했다.
그나마 깨끗한 비데가 설치된 맨 앞칸에 들어가 자리를 잡으니 휴지롤 위에 누군가가 벗어놓고 간 팬티가 눈에 띈다.
볼일을 보고 뒷처리를 하는데 물내리는 방법을 알 수가 없어 그냥 나왔다 뒷사람에게 미안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안내표지라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8시30분 비행기에 올라 자리를 잡고 앉았다.
손에 물집이 잡히고 냄새도 나는 것 같아 스튜어디스에게 물수건을 요청하였다.
물수건이 없단다.
여태 요청한 적이 없어서 물수건이 없다는 사실을 몰랐다.
물수건 대신 냅킨에 물을 적셔 가져다 주었다.
물티슈라도 준비해 놓았으면 좋았을 것을....
바로 앞자리에 국회의원 강창일씨가 앉았다.
인사를 하려 했더니 모르는 눈치여서 따로 인사를 나누지는 않았다.
협회고문이라 인사를 나눈 적이 있지만 한동안 격조하여 못알아보아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1시간을 날아 제주에 도착하였다.
어여쁜 스튜어디스 아가씨가 다가와 휠체어가 준비되었다며 먼저 내리란다.
스튜어디스는 옛날이 더 예뻤다.
요즘은 항공사며 비행기 편수가 너무 많아서 그런지 스튜어디스를 많이 뽑는 모양이다.
다른 사람들이 불편할까 맨 나중에 내리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승객들이 뜨문뜨문 천천히 내리는 것이다.
시간이 하염없이 흐른다.
괜히 양보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내릴 걸 그랬나 보다.
15분이 넘게 지나서야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었다.
택시를 타고 들어가려 했으나 아는 형님이 마중을 나오셨다.
마중나온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고 고단했던 내 창업교육을 위한 서울여정은 그렇게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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