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알람 전용 앱이 무려 20만원 30배 비싼 생수ㆍ10배 비싼 휴지…생활용품도 브랜드가 욕망을 자극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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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열기 = 여러분들의 생활 속 브랜드 지수를 측정하겠습니다. 오늘 아침에 새벽잠을 즐기는 당신을 깨운 알람시계의 브랜드는 무엇인가요? 아, 휴대폰의 알람 기능을 사용한다고요. 그렇다면 그 알람 기능은 원래 휴대폰에 들어가 있던 것입니까? 아니면, 따로 맞춘 것인가요? 혹시 돈을 주고 구입해 휴대폰에 설치하신 것은 아닌지요?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요? 글쎄 그런 경우가 있더라고요. ◆ 화장실 휴지에도 명품이 있다 = 물을 마시고 화장실에 갔습니다. 화장실 휴지는 과연 어떤 브랜드였죠? 휴지에 무슨 브랜드냐고요? 대형마트에 가면 화장실 휴지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두께와 길이등 크기와 관련해 세분화됐는데, 화장실 환경의 변화와 연결해 비데용 화장지가 따로 나온 지 꽤 됐습니다. 재질도 다양해졌습니다. 스스로 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를 쓴 휴지도 한쪽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당연히 다른 휴지보다 가격이 비쌉니다. 상식선의 가격대를 넘어서 보통 휴지의 10배 이상 가격표를 붙인 제품이 있습니다. 흔히 우리가 보는 하얀색의 화장실 휴지와는 다른 검은색이 돋보이는 휴지가 있습 니다. 가격은 한 롤에 3500원 정도로 보통 제품의 열 배 이상입니다. 1818년에 창립된 전통의 포르투갈 소재 제지회사인 레노바(Renova)에서 2005년 중반에 의욕적으로 내놓은 제품입니다. 일단 친환경 소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미생물에 의해 자연 분해되는 성분을 쓴 다고 합니다. 가장 크게 돋보이는 부분은 바로 색상입니다. 고급스러운 검은색으로 시작해 다섯 가지 색상으로 확장했고 휴지 선물세트도 내놓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사실 이들은 이런 초프리미엄 휴지를 내놓기 전에 과격할 정도의 변신을 성공적 으로 도모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들의 광고는 성(性)적인 표현에 관대한 편인 유럽에서도 충격이었습니다. 화장실 휴지가 자연스럽게 섹스와 연결될 수는 있지만, 직접적으로 대담하게 섹스 라이프의 필수적인 소품으로 자리를 잡게 했습니다. ◆ 휴대폰 속 20만원짜리 알람 앱 = 에스티 베를린(ST. Berlin)이란 회사에서 나온 우리 돈으로 9만원가량(79.99달러) 하는 알람 전용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이 있습니다. 확실하게 잠자리에서 일어나게 하는 비법이 있냐고요? 글쎄요. 그런데도 왜 가격이 9만원이나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으신다고요? 이 알람은 실버 컬렉션이고 골드 컬렉션도 있습니다. 좀 더 고급스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이 제품의 가격은 우리 돈으로 20만원(149.99달러)에 가깝습니다. 명품 브랜드의 알람이기 때문이랍니다.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이시군요. 아무래도 시원한 물 한 잔 마시고 정신을 차려야겠지요. 졸린 눈을 비비고 냉장고 문을 열고 생수병을 꺼내, 컵에다 생수를 따라 마셨습니다. 혹시 아침에 가장 먼저 들이켜신 생수 브랜드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내 몸속으로 들어가는데 모를 리가 있겠느냐고요. 네, 대단하십니다. 그럼 그 생수 한 병의 가격은 어떻게 되죠. 약간 주저하시는군요. 생수의 가격은 1994년 첫 시판 때만 해도 비슷했습니다. 500㎖ 기준으로 500원 정도에서 기껏해야 아래위로 100원 차이가 나는 수준이었습 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부터 명품 생수들이 나옵니다. 에비앙이나 볼빅 같은 수입 생수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그래 봤자 그들도 3~5배 정도 비싼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요 몇 년 사이에 평균적인 생수보다 10배에서 30배 이상까지 비싼 생수들이 다투듯 등장했습니다. ◆ 50배 비싼 타월도 있다 = 이제 손을 씻고 세수도 하셔야겠지요. 세면대 옆에 걸린 수건으로 물기를 닦으셨습니다. 그 수건에는 브랜드가 새겨져 있던가요? 예전 우리가 쓰는 수건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첫째 부류는 기념 타월입니다. 회사 창립 기념, 매출 기록 수립 기념, 동창회 모임이나 야유회 후 돌리기도 합니다. 둘째로 통상적으로 `이발소 수건`이라고 부르는 아무 글자나 무늬 없이 물기를 닦아내는 수건이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이런 수건 지형에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온 사건이 1987년에 벌어졌습 니다. 개인적으로도 아는 분이 패션의류, 액세서리, 화장품 등의 전통적인 소위 명품 브랜 드를 수건에 적용해 당시 최고급 백화점에 매장을 열었습니다. 보통 이발소 수건보다 10배 이상의 가격으로 내놓았는데, 근처 고급 아파트 주민들 이 앞을 다투어 뭉텅이로 사갔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브랜드 수건은 신혼부부들이 살림을 꾸밀 때 필수적으로 화장실에 갖춰 놓는 아이템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실용적인 면에서 볼 때는 물기를 닦아내기 힘들게 괜히 두껍기만 한데 말이죠. 지금도 이발소 등 업소용 수건의 가격은 700원 정도. 고급 수건은 하나에 7000 ~ 3만5000원 정도까지 10배에서 50배까지 차이가 납니다. 식탁으로 가면 남자들의 브랜드 지식은 더욱 떨어집니다. 밥그릇이나 접시의 가격이나 브랜드를 아시는 분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식기들은 같은 재질을 쓰더라도 열 배 이상 가격 차이가 나는 경우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저관여제품군에서 초명품의 등장 = 얼마나 많은 브랜드를 맞히셨나요? 혹은 위에서 언급한 아이템 중 수배 이상의 가격이 매겨진 것을 얼마나 갖고 있나요? 그런 것들을 갖춰야 한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하나의 뚜렷한 트렌드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소비자들이 잘못 구매해도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없어 신속하게 구매 여부를 결정 하는 `저관여제품군`에서 `초명품의 등장`이라고 표현되는 이 현상은 앞으로 더욱 다양한 품목으로 확대되리라 예상합니다. 다르게 보이거나 혼자라도 자신만의 차별화된 느낌을 가지고 싶은 욕구가 그런 움직임을 촉진시킬 겁니다. 이는 브랜드의 중요성과 영향력을 새삼 일깨워주면서 새로운 기회의 땅을 기업들에 제공합니다. 이 현상이 초명품의 세계로 진출해야만 한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여러분의 브랜드를 점검해보고, 더욱 강력한 브랜드로 키우는 계기 가 되길 바랍니다. [박재항 이노션 마케팅 본부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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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29일 목요일
[Case Study] 일상속 초명품 시장을 공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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